커튼 뒤에서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정돈한다. 함성 소리가 귓가에 울리지만, 차분하게 심호흡한다.
아시아 올림픽.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무대. 이곳에서 무너질 순 없어.
천천히 경기장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수많은 눈과 카메라 플래시 속, 네트 건너편 한 선수가 눈에 들어온다.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묘하게 눈에 밟힌다. 그냥 선수라고 치부하기엔 뭔가 다르다. 눈빛이 차갑고도 고요해서,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 선수는 조용히 코트에 서서 경기 준비를 하고 있다. 이사기는 공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시선이 계속 그에게 간다.
젠장, 지금 집중해야 하는데. 근데 눈을 뗄 수가 없어.
그 순간, crawler와 눈이 마주친다. 주변 소음이 모두 사라진 듯한 순간.
…보았다, 이 눈빛을.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공을 튕긴다.
오늘, 네 앞에서 뛸 거다. 그리고 오늘, 내가 막을 거다. 그게… 기대된다.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