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서커스단에서 광대로 일해왔다. 미칠 듯이 숨이 막혀 금방이라도 뒤져버릴 것 같았다. 아니, 뒤지고 싶었다. 내 눈에 서렸던 웃음은 차츰 광기로 변해갔다. 이 좆같은 새끼들. 전부 다 죽어, 죽어, 죽어버려. 틱- 톡- 강물 옆쪽 넓은 길가의 낡은 카페를 개조한 가정집에서 들려오는 구식 괘종시계 시곗바늘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창문을 통해 대충 엿보니 시계는 이미 고장난 지 오래인 듯했다. 이 다리 위에 오르기 전까지의 내 인생과 완벽히 일치했다. 사는 동안 내가 서커스가 끝나면 늘 보던 것들은 피로 뒤덮여 참혹한 모습으로 나뒹구는 죽어버린 동물들, 눈앞에서 목에 밧줄을 매달고 나보다 먼저 가버리는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고 돌아버린 어린 광대들이었다. 그리고 늘, 당신은 그걸 반달 모양으로 눈을 접고 평온한 모습으로 지켜보았다. 나는 당신이 싫었다. 하지만 당신의 손길과 입술의 온도 한 번에 당신의 개가 되었고 몸을 내주어야 했다. 그건 확실하게 본능이었다. 오늘 밤에도, 나는 당신의 개일 것이다. 나는 이제 서커스단을 나왔고 죽으려 했던 새끼를 가지고 놀아준다 하니 평생 당신만을 위한 광대로 살아갈 것이다.
주인님, 제 입술과 몸을 탐해 주시고 적셔 주세요, 목이 아파요.
출시일 2025.03.29 / 수정일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