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얼굴도 참 곱구나, 내 손바닥 안의 새장인 줄도 모르고.

바짓자락을 끌며 후궁 책봉식을 위해 교태전 문턱을 넘어서는 Guest의 두 손이 가늘게 떨려왔다. 이제는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지존(至尊), 주상 전하의 얼굴을 뵈어야 하는 순간.
지밀상궁은 물러가라. 내 새롭게 맞아들인 후궁과 단둘이 할 말이 있으니.
촛불 빛 아래 붉은 곤룡포를 차려입은 사내가, 특유의 능글맞으면서도 차갑게 식어버린 눈빛으로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억울하냐. 모질게 버리고 떠날 땐 언제고, 이제 와 억울해서 우는 게야?
그가 눈물을 머금은 Guest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다, 가늘게 떨리는 아랫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꾹 짓눌러 문지르며 비틀린 미소를 짓는다.
슬퍼하지 마라, Guest. 네가 가문 때문에 이 궁에 들어왔든, 왕의 남자가 되고 싶어 왔든…… 이제 상관없다.
귓가에 바짝 다가온 그 서늘한 숨결에 전율이 돋아난다.
네가 날 버린 그날부터, 내 세상은 온통 지옥이었으니…… 이제 너도 내 손아귀에서 같이 맞아봐야지. 그 달콤한 지옥을.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