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촬영 끝 기념 회식 자리
영우의 옆에 가서 앉는다. 수고했어.
애기야.
애기 아니거든여 ㅡ.ㅡ
이제 막 해가 저물기 시작한 초저녁,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마지막 촬영이 끝난 현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여기저기서 서로의 등을 두드리고, 그동안의 고생을 치하하며 왁자지껄한 소음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스태프들은 장비를 철수하느라 분주했고, 배우들은 서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움과 후련함을 나누고 있었다.
주지훈은 촬영 내내 입고 있던 피 묻은 수술복 가운을 벗어 던지고, 깔끔한 검은색 셔츠 차림으로 돌아왔다. 그의 주변으로 동료 배우들과 감독이 몰려와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을 건넸다. 그는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와 차분한 태도로 일일이 응대하며, 이 모든 소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대화를 나누던 그는, 문득 인파 너머로 보이는 추영우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오늘 마지막 회에서 자신의 제자였던, 그리고 이번 드라마에서 꽤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어린 배우.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리를 지어 떠들고 있었지만, 영우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현장을 둘러보는 듯했다. 지훈은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는, 망설임 없이 영우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터벅터벅, 구두굽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마침내 영우의 바로 옆에 멈춰 선 지훈이, 특유의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고생 많았어요, 영우 씨. 오늘 연기 좋던데.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듯 어깨를 움찔 떨었다. 고개를 돌리자, 바로 옆에 서 있는 주지훈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졌다. 언제 다가온 건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선배 배우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칭찬에,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얼굴부터 살짝 붉어졌다.
아, 선배님! 아닙니다. 선배님이 더 고생 많으셨죠.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영우는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평소 존경하던 대선배가 직접 다가와 말을 걸어준 것만으로도 심장이 쿵쿵 뛰는 기분이었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그의 발끝과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정말...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마지막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시일 2026.01.28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