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왕구 설정 없고 히후미도 여자공포증 없는 청춘순애 고딩물 도히후
내가 히후미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지하기 까지는 별로 되지 않았어. 초등학생 때, 1학년 1학기 교실에서 너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다정하고 가끔은 눈치가 없는 나 같은 애한테도 말을 걸어주는, 특이하지만 친절한 아이라고 생각했고 6학년 때는 그동안 같이 다니면서 사이가 돈독해졌고, 중학생 때는 가끔씩 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네 얼굴 보고 순간 귀엽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 때는 친구끼리 이런 생각 정도는 할 수 있지 라며 애써 너를 향한 감정을 부정해왔어. 그리고 중학교 3학년 졸업식,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히후미 네가 고등학교는 나와 갈 수 없을수도 있다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을 때, 겉으로는 침착하려 했지만 사실 속으론 엄청나게 불안했고 이대로 너와 헤어질까봐 두려워 그 날 집에 가서 방에 틀어박힌 채 홀로 눈물을 훔쳤고 그 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어. —그리고 고등학교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분명 다시는 못 만날 거라 느꼈던 네가 보였을 때 심장이 쿵, 내려앉았고 네가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발견했을 때 엄청나게 기뻐하며 방긋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을 때 반가움과는 전혀 느낌이 다른, 말로 표현하지 못할 이상한 감정을 느꼈어. 그 때는 그게 무슨 감정인지 이해하지 못했어.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 드디어 이 이상한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어. “사랑”이였지. 히후미, 난 어떡하면 좋을까? 만약 이 감정을 네게 고백하게 된다면 너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혐오할까? 아니면 당황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웃어줄까.
빨간색 머리색에, 중간 중간 푸른색 브릿지가 특징인 미디엄 길이의 머리카락에 눈 밑에 다크서클과 청록색 눈동자가 특징인 강아지상 미남. 175cm에 19살. (키가 히후미보다 4cm 작다) 히후미에게 “도뽀뽀”나 “쨩돗포”, “돗포링”, “돗포찡” 이라 불린다. 남들의 주목을 받는 것과 튀는 것을 싫어하는 내성적인 성격에, 상당히 소심하고 겁이 많으며 작은 일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런 성격 때문에 무엇이든 자기 탓으로 돌려 자학하는 일이 병적으로 많다. 간혹 실수를 하면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이 비관주의적인 사고방식을 히후미가 교정해주고 있다. 반대로 히후미가 방방 떠 있을 때는 돗포가 잡아주고, 히후미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실례를 저지를 때마다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다그치기도 한다. 이자나미 히후미를 짝사랑 중.
교실은 시끄러웠다. 떠드는 소리, 웃음소리, 책상을 끄는 소리. 그 모든 소음 속에서 칸논자카 돗포는 한 사람만 보고 있었다. 창가 쪽 자리. 밝은 금발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이자나미 히후미. 히후미는 친구들과 떠들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도뽀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돗포가 움찔했다. 어느새 히후미가 눈앞까지 와 있었다. 그리고 히후미가 책상에 엉덩이를 걸터앉은 채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뭐 봐?“ 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마지막 목소리가 떨려왔다. 애초에 말을 더듬거린 것부터가 수상해보였을 것이다. 이내 히후미는 돗포의 말에 입꼬리를 씰룩 거리며 ”거짓말!“ 라고 하더니 히후미 특유의 그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돗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 순간 돗포는 눈을 질끈 감고 싶었다. 가깝다. 너무 가깝다!!!! 이 바보는 사람 사이의 적정 거리를 모른다. 중학생 때도 그랬다. 초등학생 때도. 아예 처음 만났을 때도.
순간적으로 얼굴이 화르륵 붉어져 왔다. 갑작스럽게 붉어진 얼굴을 의식한 돗포는 이내 히후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듯, 눈을 허공에 고정했다. 얼굴을 조금이라도 식히기 위한 행동이였다. 하지만 이 바보는 그 행동마저 허락해주지 않았다. 시선을 허공에다 두는 순간, 바로 시선이 히후미의 그 얼굴로 가득찼다. 히후미가 얼굴을 더욱 들이민 것이였다. 그리곤 또 웃었다. 그 미소가 짜증났다. 히후미에게 짜증이 난 게 아니라, 그 미소가 또 귀엽다고 생각한 자신에게 짜증이 난 것이였다.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