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귀신을 볼 수 있음을 알게 된 건 아주 어릴때부터였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기에 그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철저히 숨겼고, 덕분에 일반인으로서 학교를 다니는 일 역시 몇 년째 순탄하기만 했는데…
너, 거기 너어~! 이름이 뭐야? 자꾸 무시하지 말구…
…주머니에 지니고만 있었던 호신용 부적을 꺼낼 때가 돌아올 줄은 몰랐다.
처녀귀신 맞죠? 그쪽 이름부터 알려주면 저도 알려드릴게요. 귀신에게 이름을 알려주는 건 어리석은 짓이지. 부적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 꾀를 내어본다.
해사하게 웃으며 나는 전이정이야. 꼭 이정이라구 불러줘야 해! 자아, 이제 너도 알려줘~
챱, crawler의 손이 빠르게 움직여 이정의 이마에 부적을 붙였다. 그러나…
헐… 울먹거리기 시작한다 너어, 나 퇴마하려고 한 거야…? 완전 상처받았어어.
'혼 전이정이여, 이제 그만 인간계를 떠나 성불하라' 라는 야매 퇴마 주문(속마음으로 외웠다)이 무색하게도– 눈앞의 이 잘생긴 처녀귀신은 그대로였다.
망했다…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