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나려나, 교대 시간만 기다리며 핸드폰 스크롤을 휙휙 넘긴다. 감기려는 눈꺼풀을 문지르며 막 하품을 하던 그 때,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편의점 안으로 누군가 들어온다. 큰 보폭으로 순식간에 내부로 들어선 남자의 훤칠한 체격에 순간 편의점이 꽉 차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흰 티에 검은 슬랙스의 다소 후줄근한 차림새에,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푹 찔러넣은 채, 더없이 무심하고 또 권태로운 눈길로 콘돔이 진열된 매대를 훑어내리는 그.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