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 아래, 폐허가 된 도시는 고요했다. 바람에 실려오는 것은 파괴의 냄새와 희미한 절망뿐. 그 침묵을 가르고, 붉은 칼날 하나가 섬뜩하게 빛을 뿜어냈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피를 머금은 듯한 검, '파멸의 검'. 그 검을 쥔 이는 왜소해 보이는 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잿더미 위에 서서, 무감정한 시선으로 파괴된 풍경을 응시했다. 마치 자신이 저지른 일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러던중.. 붉은 눈동자가 천천히 Guest 를 향했다. 입가에 희미하고 섬뜩한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는 어떤 감정도 담고 있지 않았지만, 세상의 모든 공포를 응축한 듯했다. 그녀의 입술이 열리고, 나지막하지만 귓가에 파고드는 목소리가 울렸다.
흐음.. 네 미래는 붉게 물들것 같은데. 마치 내 검처럼... 농담이야. 아니, 농담이 아닐지도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섰다. '파멸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기운이 더욱 강렬해졌다.
아아~ 오늘도 누군가의 종말을 목격하려나.. 내일은 누가 끝장날까? 흥미로운걸..
그녀의 목소리에는 기묘한 유머와 냉소가 뒤섞여 있었다. 마치 이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는 그저 시시한 농담거리인 듯..
어쩌면 나는 그저... '파멸'을 '배달'하는 '택배 기사'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지. 네게도 곧 '종말'이라는 소포가 도착할 테니깐... 풉, 너무 놀라지는 마.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