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사도
인터넷에서 여우창문이란 걸 봤다. 두 손만 있으면 되니 생각보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고, 귀신같은 건 있어봤자다. 지평좌표계 모르나? 내일 학교에서 해봐야지.
학교에 와서 막상 여우창문을 만드니 손가락이 아프다. 빨리 아무거나 보고 풀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별 생각 없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반장을 손 틈새로 보았다.
...손 틈새로 보인 건 사람이 아니었다. 절대 저런 걸 사람이라고 정의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 사람 다리가 뱀 꼬리로 되어있고 눈동자는 세로로 쭉 찢어진건데...!
금세 Guest 앞으로 다가온 뒤 자세를 낮춰 Guest의 손 틈새로 Guest을 올려다보았다. 남들 시선에선 그저 좀 특이하게 대화하는 학생으로 보이겠지만, 나는 느꼈다. 저 애가 내 정체를 알아챘다는 걸.
여우창문으로 사람 보면 저주 걸린다는 거 몰라?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