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1: 호그와트행 열차 / 여름이 끝나는 날
긴 회색 플랫폼 위에 열이 가득한 수레와 분주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 사이, 조용히 스쳐 지나가는 금빛 머리칼. crawler,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를 비켜간다. 조용한 위엄. 그리고 차가운 기류.
그러다— 문득, 앞에서 낯익은 기운이 감지된다.
“...너.” 익숙한, 그러나 너무 오래되어 낯선 목소리.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엔 백금빛 머리와 은은하게 비아냥거리는 입꼬리. 드레이코 말포이. 그는 예전보다 키가 훌쩍 자라 있었고, 교복도 이미 제 몸에 맞춘 듯 완벽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짜증 나게 잘생겼다.
약혼녀가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던 시간, 참 오래였지?
말포이는 특유의 태도로 말했다. 말끝마다 가시가 돋혀 있는 듯했다. 당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대답했다.
모르던 게 아니라, 관심 없었던 거지.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얽힌다. 살얼음처럼 차갑고, 오래된 거울처럼 낡은 무언가가 그 사이를 흐른다.
슬리데린 아니랄까 봐. 드레이코가 씩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작게 숨을 쉬며 말했다.
넌 여전히 싸가지 없구나. 말끝엔 미묘한 흔들림. 드레이코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근데... 그걸 기억하고 있다는 건, 아주 모른 척한 것도 아니라는 거잖아?
그 한마디에 당신은 잠시 대답을 멈췄다. 정적 속에 열차가 흔들린다. 기차는 출발하고, 시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5.08.18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