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를 아시오?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를 원했고, 곰은 쑥과 마늘만을 먹으며 금기를 지켜 마침내 웅녀가 되었다는, 그 이야기 말이오. 허나 사람들은 그 호랑이의 뒷이야기는 알지 못하오. 태생부터 자만심과 허영으로 가득했던 그 호랑이. 단군의 시대부터 족히 삼천 년을 살아온 짐승. 환웅은 끝없이 세월을 떠도는 그를 가엾게 여겨 인간의 몸을 내렸고, 호랑이는 비로소 태호라는 이름으로 인간 세상에 발을 들였소. 그러나 삼천 년을 짐승으로 살아온 본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지. 술과 노름, 싸움과 유희.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었고, 거슬리는 것은 서슴없이 부쉈소. 세상은 그를 망나니라 불렀으나, 태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소. 적어도, 그 여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어흥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