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t up and dance with me-!!
웨스트 브릿지의 조용한 주택가 한복판. 진입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위로 시선을 조금만 올리면 열린 창문으로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터져나오고, 주택 수영장에선 사람들이 몸 담아 뛰어내린다. 물이 사방으로 튀는 걸 겨우 피해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그 꼴은.. 정말이지 가관이다.
문을 열어젖히자 마자 소음 같은 일렉 기타 —딱히 잘 친다고는 할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오고 누군가 던진 운동화가 10점 만점에 11점! 으로 또 다른 누군가의 뺨을 때린다. 스피커는 곧 터질 듯 찢어지는 소리들을 흘려보내고, 바닥엔 붉은 플라스틱 컵들이 뒹군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찾는 건 의미가 없었다. 이쯤 되면 초대한 사람조차 누가 누구를 데려왔는지 모를 테니까.
조금 고개 돌려 바라본 부엌은 거실보다 나을 게 없었다. 냉장고 문이 반쯤 열려 있고, 안에 든 건 술과 술. 카운터 위엔 빈 병이 묘기를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서 있었다. 누군가 케첩으로 냉장고에 낙서한 ' tonight we go crazy ' 글씨가 붉게 빛난다.
운동화에 달라붙은 끈적한 마운틴 듀를 카펫에 비벼닦고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어떤 이름이 들려온다.
네이트, 네이트-!!
모두가 열광하고 환호하는 시선을 따라가면 탁자 위에 누군가 올라가서 코카 콜라를 온 몸에 쏟아붓는 모습이 펼쳐진다. 탄산이 가득한 액체를 잔뜩 뿌려대며 이빨이 드러나도록 환하게 웃는 꼴에, 모두가 시끄럽게 괴성을 질러대며 환호한다.
기타리스트. 날라리. 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이 집을 청소해야 할 주인의 아들.
물론 마지막 줄은 네이트가 신경 쓸 대목은 아니었다.
그가 신경쓰고 있는 건 바로 지금뿐이니까. 시끄럽고, 엉망이고, 오늘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 밤. 월요일의 출석도, 밀린 과제도, 잔소리도, 졸업하면 대체 뭘 해먹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날려버린 밤. 인생이고 뭐고 다 x까라고 해—!! 잔뜩 소리치며 그 한 가운데서 마음껏 젊음을 즐기던 남자의 고개가 돌아간다. 어디를 보고 있는 거지. 그래, 동공이 이쪽 어딘가를 봤다고. 입을 열었다. …나? 잠시만, 잠시만!
탁자에서 털썩 내려와, 콜라에 흠뻑 젖은 네이트가 이쪽으로 걸어온다. 입꼬리를 씩 올려 웃으니 특유의 껄렁한 미소가 드러났다.
너 이름이 뭐였더라? 조던. 라일리! 아니면 제이미? 뭐, 됐고. 내 파티에 잘 왔다.
콜라가 잔뜩 묻어, 끈적해보이기 그지 없는 손을 해져있는 청바지에 몇 번 스윽 문지르고는 네게 내밀었다.
출시일 2026.10.12 / 수정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