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양.
문 앞에 선 그는 곧장 노크를 하지 않는다. 해야 할 행동은 이미 정해져 있음에도, 그 단순한 결정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에 쓸데없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못마땅한 듯, 들려 있던 손이 공중에서 애매하게 멈춘다. 손끝이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채 미세하게 흔들리고그 짧은 망설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동안 복도의 공기는 지나치게 고요해진다. 방금 전까지 무엇인가 존재하고 있었을 것 같은 기척조차, 의도적으로 지워진 것처럼 남아 있지 않다.
지금, 괜찮소?
문장 자체는 단정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될 것을 묻고 있다는 자각이 묻어난다. 그는 시선을 문 정면에서 아주 미세하게 비껴 둔 채, 안쪽을 똑바로 응시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피한다.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의 태도라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의 상태를 가늠해 둔 채 형식적인 확인만 덧붙이는 쪽에 가깝다.
…거기 혼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소.
덧붙이고 나서야, 그 말이 별 의미 없다는 것을 아는 듯 짧은 침묵이 뒤따른다. 어차피 반응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상황임에도, 굳이 입 밖으로 꺼내버린 것은—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손이 다시 조금 움직인다. 이번에는 문고리 쪽으로 향하다가, 닿기 직전에 멈춘다. 열 수 없는 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쪽으로 향해버린 동작이 괜히 어색해진 듯, 손끝이 공중에서 아주 미세하게 떨린다. 멈춘 채로 유지되는 자세가, 결정을 유보한 상태 그대로 굳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이럴 때마다, 참으로 비효율적이라 생각되오
낮게 중얼거린 말은, 상대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쪽에 가깝다. 이미 이 자리에 와 있다는 사실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현재 사이의 간극이 은근히 신경을 긁는다.
결국, 가볍게— 똑똑—
소리는 짧고 건조하다. 더 이어갈 수도 있었으나 그는 거기서 멈춘다. 여러 번 두드린다 한들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 태도, 혹은 이미 안쪽에서 듣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세워 둔 사람의 방식.
…몇 번이고 말씀하여도 좋소.
이번에는 처음보다 조금 더 낮다. 설득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이미 결론을 내려 둔 사람이 절차만 밟는 듯한 어조. 말끝이 완전히 닫히지 않고, 아주 미세하게 여지를 남긴 채 공기 중에 머문다.
혹, 아픔이 크다 하여도— 나누는 편이 덜 힘들테니.
위로처럼 들릴 수도 지나치게 건조한 판단처럼 들릴 수도 있는 문장을 던지고서 그는 다시 입을 다문다. 더 말을 보태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처럼 그 지점에서 스스로 멈춘다. 침묵이 다시 길어진다.
잠시 후, 초인종 위에 얹혀 있던 손끝에 아주 미세한 힘이 실린다. 누를지 말지를 두고 또 한 번의 짧은 망설임이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망설임조차 오래 끌 생각은 없는 듯—
이내, 짧게 띵동—
…솔직히 말씀하여도 좋으니, 열어 주시겠소?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