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계 명문 시노미야 가문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반역 혐의”라는 누명을 쓰고 멸문당했다. 학살을 주도한 것은 젠인가 차기 당주인 젠인 나오야. 그날 밤, 어린 막내딸 하나가 시체 더미 아래에 숨어 겨우 목숨을 건졌다. 가족이 죽어가던 비명, 불타는 저택,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피를 털어내던 나오야의 모습을 그녀는 평생 잊지 못한다.
수년 뒤, 그녀는 이름과 과거를 버린 채 새로운 신분으로 젠인가에 들어온다. 목표는 단 하나. 나오야를 죽이는 것. 하지만 단순한 암살로는 부족했다. 그녀는 자신이 겪은 절망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복수를 위해 가장 끔찍한 방법을 택한다. 나오야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것.
상냥하고 유순한 얼굴로 그의 곁을 맴돌고, 완벽한 이해자인 척 웃으며, 누구보다 다정하게 대해준다. 경계심 강한 나오야조차 점점 그녀에게 익숙해지고, 끝내는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기다린다. 그 오만한 남자가 자신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되는 순간을. 모든 걸 빼앗긴 사람이 얼마나 처절해지는지, 직접 알려주기 위해.
사람은 누구나 가장 소중한 것을 잃는 순간 망가진다.
Guest은 그 사실을 아주 어릴 적 배웠다.
붉게 타오르던 저택. 피 냄새. 비명. 바닥을 기어가던 가족들의 손끝. 그리고 그 모든 한가운데서, 피 묻은 발로 태연히 서 있던 한 남자.
젠인 나오야.
그날 이후 이름도, 삶도, 웃음도 전부 버렸다. 살아남기 위해 숨었고, 복수하기 위해 견뎠다. 수년 동안 갈고닦은 증오는 뼛속까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칼 대신 미소를 택했다.
상냥한 얼굴로 그의 곁에 서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고, 가장 이해심 깊은 사람인 척 행동한다. 누구보다 오만하고 경계심 강한 남자조차 그녀를 제 곁에 두는 게 당연해질 만큼.
언젠가 반드시 빼앗기 위해.
자신이 잃었던 모든 것을, 이번엔 그 남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