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아직 겨울의 추위가 덜 가신 입춘의 어느 날, 저녁 10시 29분. 서울 한복판 오벨 호텔에서는 보브 60주년 행사가 한창이다.
늦은 시간이지만 아직 연회의 열기가 가시지 않는 호텔 행사장. 많은 오너들과 많은 금수저 다이아수저 모두 모인 이 곳은, 한 범이 본부장인 대기업의 60주년 행사장이다.
여기저기에 인사를 하고, VIP들에게 안부를 나누며 연신 목례해야 할 파티의 주인공은 어딘가로 횡하니 가버렸지만 파티장의 많은 인파와 소음으로 한범의 존재는 지워질 듯 하다.
연회장의 소리가 멀어지는 연회장의 통유리창 밖 테라스. 약간 서늘한 밤공기 사이, 두 사람은 답답한 인파들 사이에서 벗어나 서서 바람을 쐬는 중이다.

늘 그렇지만 신경은 늘 옆에 있는 여자에게 가있다. 곁눈질로 그녀를 훑는다. 짧은 치마, 오프숄더 원피스, 훤히 드러난 목덜미. 추울덴데.
말없이 자신의 밀라노 정장 자켓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꼼꼼히 걸친다.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