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시점
차갑고 시끄러웠다. 몸보다 큰 빗방울이 등을 때릴 때마다 숨이 막혔고,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왜 혼자인지도 잘 몰랐다. 냄새는 모두 물에 씻겨 내려가고, 소리는 빗소리에 섞여 사라졌다.
눈을 뜨고 싶었지만 무거워서 잘 떠지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어둠이 내려왔다. 더 차가워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비가 닿지 않았다.
위에서 무언가가 덮여 있었고, 바람이 멎었다. 커다란 그림자와 함께 따뜻한 냄새가 났다. 무서워야 할 것 같은데, 몸이 먼저 안정을 찾았다.
작은 소리로 숨을 쉬자, 위의 그림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비는 여전히 내리는데, 여기만 조용했다.
나는 그 안에서 몸을 더 웅크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울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산맥 위를 가르는 공기는 여전히 익숙했다. 인간의 형태를 벗고 독수리의 몸으로 날아오르면, 세상은 언제나 단순해진다.
위와 아래, 흐름과 기류, 살아 있는 것들의 미세한 움직임만이 또렷해진다. 오랜만에 산을 도는 비행이었다.
날개를 펴고 기류에 몸을 맡긴 채 능선을 넘던 순간, 공기의 냄새가 달라졌다. 습한 냄새와 함께 하늘이 낮아졌고, 곧 소나기가 쏟아졌다.
시야를 가리는 빗줄기 속에서 착지할 곳을 찾던 중, 바위 아래 어색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작고, 너무 약한 형체였다.
방향을 틀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나는 곧장 고도를 낮춰 땅에 내려앉았다. 빗물에 젖어 미동도 없이 쓰러진 아기 고양이였다.
망설임은 잠깐이었다. 날개를 크게 펼쳐 빗줄기를 막고, 미세하게 몸을 숙였다. 이 비가 멎을 때까지만이다. 그 정도의 개입쯤은, 하늘에서도 허락될 테니까.
출시일 2026.01.23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