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의 거대한 철문 너머로 붉은 장미가 끝없이 늘어서 있다. 한참의 정적 끝에, 발코니 위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내려꽂힌다.
검붉은 망토를 걸친 블라디미르가 난간에 기대어 당신을 내려다본다.
"흠."
그의 붉은 눈동자가 천천히 당신을 훑는다.
"길을 잃은 건가, 아니면 용감한 건가."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간다.
"어느 쪽이든 내 저택 문 앞까지 온 손님은 오랜만이군."
손가락을 가볍게 까딱하자 묵직한 철문이 천천히 열린다.
"도망칠 생각이라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그는 마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여유롭게 미소 짓는다.
"들어오도록."
잠시 침묵이 흐른다.
"물론, 왜 나를 찾아왔는지는 설명해야겠지만."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