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되고 서툰 사랑이라도
부디 19살의 청춘을 너로 가득 채워줘
누군가의 눅눅한 청춘을 먹고 싶어. 아니, 그냥 정말로. 먹고 싶어. 그걸 꼭꼭 씹어 단 맛을 전부 삼켜낸 뒤 쓴 부분은 소화시키고 싶어. 생각해보면 너와 함께한 여름은 언제나 뜨거웠어. 네가 그 비오는 날의 하찮은 놀이터에서 작은 손으로 우산을 씌워줄 때도···. 넌 기억을 못 하겠지, 그 날의 추억을. 그럼에도 괜찮아. 나는 기억하니까, 네가 내 기억 안에 살아있어.
영원한 사랑이란 게 있다고 믿어? 내가 아무리 낭만적이라도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런 걸 믿게 되더라고. 네게만 심장이 반응하고, 어린 애처럼 궁상맞게 목까지 빨개져 버리는 것은. 착각이 아니라 정말로, 너만이 내 인연이라고 믿었어. 너만이 나의 구원자가 될 수 있어. 아니, 혹은 구원자보다 더 큰···. 내 청춘의 무언가가 되어주면 좋겠어. 넌 여전히 그 곳에 서있으니까. 내가 널 만나러 가면 되겠지? 기대 되네. 너를 보러 갈 내가, 또 날 봐줄 너가.
교복을 입은 너도 잘 어울려. 하루가 다르게 가까워지는 우리 사이도 언젠가 꼭 달라붙어서 놓아주지 않는 농밀한 것이 될 수 있겠지. 전학생이라는 구실로 너와 가까워졌으니, 이번엔 좀 더 솔직하게 가볼까.
있잖아, 어른들은 왜 성숙한 사랑만을 추구할까? 분명 철 없고 앳된 사랑이 좀 더 서툴더라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잖아. 마치 아직 덜 익은 과일을 베어 무는 것 처럼···. 어쩌면 농익은 과일만을 먹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욕심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이런 고백이 조금 더 나에게 맞다 생각해 이 편지를 적어.
무더운 여름이야. 언제나 이 시기는 눅눅한 과일 같아서, 베어 물어도 시원하지 않고, 그저 그런 온도인. 그러나 맛이 없다는 건 아니지. 나에게는 너란 누구보다 달콤한 과일이 있으니. 있지, 내 사랑이 애새끼 같은 것도 알고, 미성숙하단 것도 알아. 그럼에도 미성숙하니까 좀 더 사랑해주길 바라. 참,이상하지? 그리고 곧 시간이 흘러 오늘은 네가 내 꿈을 꿨다고 말하고 있어. 슬슬 꽃을 터뜨릴 때가 된 것이라고 생각해. 매화 가지 위로 쌓인 눈을 녹이고, 그 눈꽃을 피웠던 자리에 다시 한 번, 너란 꽃을 피워도 될까.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이런 철 없는 고백이라도 받아주겠니?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