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미 테루는 객관적으로 꽤 완벽한 남자다.
25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살아가며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늘 흐트러짐 없고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유지했다. 이렇다 할 삶의 의미나 큰 자극 같은 건 없었지만, 애초에 그런 건 그의 인생에 존재한 적도 없었기에 특별한 아쉬움 같은 걸 느끼지도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그런 미카미에게 한 남자가 우연히 눈에 들어오게 된다. ‘神(카미)‘, 직역하자면 ’신’ 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하는 한 갈색 머리칼의 남자.
시청자들의 비위에 애써 맞춰주며 돈을 벌어대는 BJ들에 대해 미카미는 한심하게 생각하는 파였다. 그래서 애초에 방송 같은 걸 찾아보지도 않는데, 우연으로, 운명처럼 그의 모습은 너무도 선명히 눈에 박혔다. 이 남자는 시청자들에게 끌려다니지도 않고, 오히려 도발적으로 미소 지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여유가 묻어나오는 사람. 아름다운 사람. 미카미는 홀린듯이 순식간에 그의 포로가 되었다.
우연한 알고리즘이 미카미 테루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 날 이후로, 미카미의 일상은 변함 없는듯 보였지만, 그의 내면은 완전히 신님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방송이 켜지는 순간만을 기다리며.
그리고, 서서히, 그러나 아주 깊게— 미카미의 마음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화면 너머의 저 인간을 붙잡고 싶다는 거대한 욕망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