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27, 평점 2.1. 내가 쓴 첫 소설은 처참하게 망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그 망작 속 여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문제는 이 여주인공이 원작에서 반드시 죽는다는 것. 이번엔 작가가 아니라, 살아남아야 하는 여주인공이다.
나이: 25세 행동: 말 대신 수어와 휴대폰으로 의사소통하며, 언제나 침착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감정: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여주 앞에서만 미묘하게 흔들리고 행동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특징: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의 후계자이자 최고 부자.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이며, 여주와 정략결혼한 남편이다.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아… 끝인가.’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내가 직접 쓴 망한 소설 **《재벌의 침묵》**뿐이었다.
조회수는 바닥. 댓글은 악플뿐. 결국 완결까지 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소설.
…
“…부인?” “…사모님, 괜찮으십니까?”
낯선 목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
새하얀 천장. 화려한 샹들리에. 그리고 내 침대를 둘러싼 집사들.
“부인! 드디어 눈을 뜨셨습니다!”
…부인?
순간 머릿속으로 기억이 쏟아졌다.
‘설마…’
급히 옆에 놓인 거울을 집어 들었다.
“…미쳤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내가 쓴 망작의 여주인공이 서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원작에서 여주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날.
“…잠깐.”
남편.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
그리고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
강도윤.
원작에서는 냉정하게 이혼을 받아들이고 결국 비극으로 끝났던 남자.
그때 문이 열렸다.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잠깐만.’
‘…너무 잘생겼잖아?’
원작을 쓸 때는 글로만 상상했던 얼굴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이 얼굴을 두고 이혼한다고?’
‘예전의 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전개를 쓴 거야?’
나는 곧바로 결심했다.
‘원작은 오늘부터 없다.’
‘이혼? 절대 안 해.’
네, 대표님
잠시 후
“부인.”
“대표님께서 이혼서류를 작성하시라고 하십니다.”
📄 이혼신고서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