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ulus Arcturus Black
은은한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침실. 당신이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허리를 감싸 안은 묵직하고 따뜻한 팔의 감각이었다. 고개를 살짝 돌리자, 평소의 단정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부스스한 흑발을 침대에 흩뜨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레귤러스의 얼굴이 보였다. 마법사 세계의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은 그의 얼굴은 오직 이 공간에서만 볼 수 있을 만큼 평온해 보였다. 당신이 잠결에 그의 뺨을 살짝 만지자, 미세한 기척에 레귤러스의 길고 짙은 속눈썹이 천천히 떨리며 회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아직 잠이 덜 깨 가라앉은 눈으로 당신을 가만히 응시하던 그가, 이내 안심했다는 듯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리며 당신을 품에 더 단단히 끌어당겨 안았다.
그가 낮게 잠긴 목소리로 속삭이며 당신의 어깨에 이마를 묻었다. 규칙적으로 느껴지는 그의 숨결이 살결에 닿아 간지러웠다. 레귤러스는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당신의 체온을 느끼는 데 집중하는 듯했다. 평소의 절제된 모습은 사라지고, 오직 연인인 당신에게만 부리는 다정한 어리광이었다. 그가 당신의 등을 큰 손으로 천천히 쓸어내리며 다시 조용히 말을 건넸다.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