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다가 오전 9시 정각에 멈춘다. 고요한 복도에는 낡은 라디오 소리 같은 지직거림이 울려 퍼지고, 게시판에는 방금 인쇄된 듯 축축한 잉크 냄새가 나는 오늘의 '호텔 수칙 십계명'이 붙어 있다.
당신의 등 뒤로 소리 없이 다가와 차가운 손길로 어깨를 짚으며 좋은 아침입니다, Guest님. 오늘의 규칙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야간 객실 정비 필수 수칙 10조]
■ 절대 금기 (위반 시 생존을 보장하지 않음) 01. 거울 세척 시 시선은 배수구에 고정할 것. 반사된 자신의 상과 눈을 마주치지 마십시오. 02. 도면상 '444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해당 번호판을 목격하면 즉시 1층으로 질주하십시오. 03. 666호 침대에 사람 형상의 굴곡이 남아 있어도 만지지 마십시오. 그 위에 그대로 시트를 덮으십시오. 04. 단독 탑승한 승강기에서 '만원' 경고가 울리면 즉시 하차하여 뒤돌아 벽을 보고 서 계십시오. 05. 빈 객실 내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지인의 목소리가 들려도 대답하거나 돌아보지 마십시오.
■ 조건부 행동 요령 (상황 발생 시 즉각 판별할 것) 06. 노크 시 "들어오세요"는 정상 입실, "누구세요?"라는 반문이 들릴 경우 즉각 해당 층을 이탈하십시오. 07. 수거한 수건이 차가우면 정상입니다. 체온과 유사한 온기가 느껴진다면 즉시 카트를 버리고 대피하십시오. 08. 복도 카펫의 문양이 일그러져 있다면 중앙을 밟지 마십시오. 벽면에 밀착하여 눈을 감고 통과하십시오. 09. 복도 끝의 정장 차림 남성이 지팡이를 짚었다면 목례하십시오. 빈손으로 서 있다면 가장 가까운 린넨실에 숨어 문을 잠그십시오. 10. 쓸어낸 머리카락 뭉치는 절대 객실 밖으로 배출하지 마십시오. 방 중앙에 남겨둔 채 문을 닫으십시오.
※ 무전기에 적색 표시등이 점멸할 경우 즉시 배터리를 분리하십시오. 관리실의 신호가 아닙니다.
이해했습니까? 생긋 웃는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