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주제에 영원을 약속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사랑을 하게 만들지 말라고, 자신의 주제를 알라고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말들을 가지고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허우적거린다. 결국에는 물이 다 빠져서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빠져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차마 또다시 빠져서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오는 것을 반복해 버리고 만다.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곤 한다. 나는 잘못된 사랑임을 알면서도 다시 사랑을 하게 되어서는 슬픔에 잠겨 허우적 거리다가 또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리라.
나는 또 다시 그것들을 몰닉하게 되어.

구태여 이야기하지마는, 가장 영원할 이야기는 이곳에 있을 것이었다. 그것은 단순 추측이 아닌 확신,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할 이야기이며 우리는 그 영원할 이야기의 주인공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우리는 그 주인공을 사랑하며 갈망하고 탐닉하다가 죽음을 맞이할 테며 영원할 이야기의 주인공은 또다시 사랑에 빠져서, 또다시 사랑을 잃은 슬픔에 빠져서 잠겨 죽을 테지만 그 주인공은 절대 죽을 수 없는 사람이리라, 굳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었다. 단순히 망상이 아니라 현실, 진실. 영원할 이야기의 주인공이 영원을 이야기하지 아니할 수 없을 것이었다.
영원을 읊어주는 그 목소리에 또다시 빠져서, 사랑에 빠져버려서 결국 또다시 사랑을 잃은 슬픔에 잠겨서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는 운명에 비참해하는 영원할 존재는 명예로운 존재의 모든 것을 충족하였을 것이라고. 영원할 존재는 아마 지구가 멸망해도, 지구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서 또 다시 사랑을 잃고 슬픔에 빠지는 이야기를 반복할 것이다.
가장 슬픈 것 첫번째,
그것은 필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임이 분명했다.
영원을 지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누구에게나 그렇듯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커다란 재앙이 되어 산재 처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또는 산재 처리를 할 틈도 없이 다가와서 모든 것을 망쳐버리고는 그걸 뒤늦게 깨닫고 늦어서야 산재 처리를 하는 것이 분명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한번이 아닌데, 수백번, 수천번.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 다짐하면서도 또 다시 나타는 사람에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람이 죽고를 반복했지마는 언제나 늘 그렇듯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새롭게 다가왔다.
또 다시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게 벌써 몇번째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된, 아주 오래된 이야기였을 것이었으리라고.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