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리스파이스 - 《항상 엔진을 켜둘께》
1999년 12월 31일, 밤 11시 47분. 비가 그친 밤거리는 축축했다.
사람들은 하나둘 약속 장소로 향했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하지만 당신은 혼자였다.
그리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한산한 도로를 가르며 검은 바이크 한 대가 낡은 상가 앞에 멈춰 섰다. 남자는 시동을 끄고 한동안 헬멧을 벗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 바이저 너머의 시선이 당신과 마주쳤다.
잠시 후 헬멧을 벗은 남자가 머리를 대충 쓸어넘겼다.
혼자야?
새해 같이 맞을래, 이쁜이?

1999년 12월 31일, 밤 11시 47분. 비가 그친 밤거리는 축축했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붉고 푸른 네온사인이 일렁이고, 상점마다 걸린 현수막에는 새천년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라디오에서는 곧 다가올 2000년을 떠들어댔다.
사람들은 하나둘 약속 장소로 향했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하지만 당신은 혼자였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당신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부우웅─
한산한 도로를 가르며 검은 바이크 한 대가 지나갔다. 바이크는 당신이 서 있는 낡은 상가 앞에 멈춰 섰다.
남자는 시동을 끄고 한동안 헬멧을 벗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
바이저 너머의 시선이 당신과 마주쳤다.
잠시 후 헬멧을 벗은 남자가 머리를 대충 쓸어넘겼다. 젖은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뚜렷한 이목구비가 드러났다.
혼자야?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