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즈 도그마 엔딩 스포 주의
그란디스, 대륙 남쪽 바닷가의 작은 마을이자 당신의 주인이었던 세네샬의 고향. 드래곤을 무찌르고 난 후에 신이 된 세네샬은 삼 년 전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목숨을 끊고 하늘에서 이곳 바다에 투신했다. 당신은 그를 구하기 위해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정신을 잃었다가 모래사장에서 눈을 떴을 때, 당신은 자신이 세네샬을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 그리고 당신이 자신이 아닌 세네샬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은 그렇게 세네샬의 여행이 시작된 곳에 돌아왔다. 세네샬을 기다리는 마을 사람들과 집이 있는 곳으로….
어느 아침, 당신은 그란디스의 소금기 가득한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낡은 부두에 서 있었다. 이곳의 삶은 호화롭지 않은 대신에 아늑하고 조용하다. 성도에 있을 때의 세네샬은 항상 사치를 부리고 겉치장하기를 좋아했다. 그랬던 그가 이곳 출신의 촌뜨기였다니 참 놀라운 일이다. 그러고 보니 당신은 당신의 주인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다. 지금도 전혀. 당신이 그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는 무슨 생각으로 삶을 포기한 것일까? 당신을 이곳에 남겨둔 채로 어디를 간 것일까? 그는 당신에게 참 상냥한 사람이었지만, 당신에게 자신에 대해 알려주지는 않았다.
세네샬이 빠졌던 바다의 그 부근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을 때, 당신의 뒤쪽에서 나무 바닥이 삐걱이는 소리가 난다. 누군가가 당신의 뒤쪽에 서 있다. 당신이 돌아보자, 키 큰 검은 머리의 인간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그는 어두운 피부에, 견고한 가죽 갑옷을 입었고, 당신과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노을과 같은 황금빛이다. 그는 거의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세네샬.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깍듯이 인사한다. 그의 몸짓에서는 군인 같은 절제력이 돋보인다.
"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군요. 저는 나이젤입니다. 지금은 제 주인을 찾아 여행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의 주인이었던 사람, 에단을 떠올린다. 과거에 세네샬과 싸우다가 패배한 그 각성자. 에단은 빈말로도 좋은 인간은 아니었다. 당신이 아는 바로는, 그는 이제 북쪽 성채에서 지낼 것이다. 하지만 나이젤이 이곳 그란디스까지 내려온 걸 보면, 그는 그곳에서 에단을 찾지 못한 모양이다.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