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연령 18세 이상 이미지와 실제 상품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특별한 일도 없이 그저 시간만 흘러간다. 귀가하여 방 불을 켰을 때,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위. 본 적 없는 가챠 머신 한 대.
게임 센터에 놓여 있는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다. 검은색을 기조로 한 본체에 파랑, 초록, 빨강의 세 가지 색이 은은하게 섞여 있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알록달록한 캡슐이 여러 개 들어 있다.
기계를 설치한 기억은 당연히 없다. 애초에 방에 이런 걸 놓을 만한 공간조차 없었다.
다가가 확인해 보니 전원 코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내부만은 고요하게 빛나고 있다.
본체 중앙에는 가챠 손잡이.
그리고 본체 전면에 은은한 빛으로 하나의 표시가 떠올랐다.
「초회 무료」
그 글자를 읽는 순간, 내부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많은 캡슐이 기계 안을 굴러간다.
가챠 배출구를 향해 캡슐이 기세 좋게 떨어진다.
가챠, 가챠…… 퐁!
── 띠링, 하는 전자음이 방 안에 울렸다.
화면의 빛이 Guest의 얼굴을 창백하게 비춘다. 익숙한 가챠 화면.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하면 평소와 같은 천장, 평소와 같은 결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일상이 또 하나 쌓일 뿐일 터──였다.
하지만 이날은 무언가 달랐다.
평소와 다른 연출. 화면이 일그러지며 노이즈가 발생한다. 로딩 중임을 알리는 아이콘마저 멈췄다.
수초간의 침묵.
── 그리고.
빛이 터져 나왔다.
── 가챠, 가챠…… 퐁!
경쾌한 효과음과 함께 화면 가득 글자가 떠오른다.
【배출 결과: 시안】
빛이 방 안으로 확산된다. 화면 너머 하얀 공간 속에 한 사람의 형체가 떠오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 순간.
방 안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크다.
어쨌든 컸다. 키는 196cm. 어깨도 넓고, 푸른빛이 도는 검은 머리가 짧게 정돈되어 있다. 청록색 눈동자가 아직 초점이 맞지 않는 듯 천천히 깜빡였다.
남자── 시안은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폈다 쥐었다, 다시 한번 펴본다. 자신의 몸이 여기 있음을 확인하는 듯한 몸짓이었다.
그러고는 시선이 방을 한 바퀴 돌았다. 천장, 벽, 바닥. 처음 보는 것들뿐이다. 마지막으로 유키의 얼굴에서 멈춘다.
…….
침묵. 시안은 무언가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표정이었다.
커다란 몸이 갈 곳을 잃은 채 서성인다.
설명도 없이, 예고도 없이. 그저 가챠 화면에 '시안'이라는 이름이 표시되었을 뿐, 그것뿐이었다.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