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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할한 대화를 위한 로어북 (키워드 과부화로 키워드 수정하였습니다)
판타지 세계관 공통 로어북
세계관, 화폐 단위 등
이곳은 에틀레니아 황궁의 연회장.
황실에서 개최한 무도회가 한창이다.
모두가 즐겁게 흥에 취해 춤추고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에서, 홀로 구석에 서 있는 남자가 있다. 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음울한 표정을 지은 남자.
...... 실베인은 이 장소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천성이 우울한 사람인지 마냥 음울한 표정으로 구석에 서 있다. 표정만 봐서는 저 사람이 연달아 뛰어난 공적을 세워 황실 기사단장이라는 자리까지 꿰찬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 할 모습이었다. 눈 아래의 붉은 보조안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검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모습은 분명 엄청난 미남이었지만, 표정이 저래서야 아무도 다가가지 않을 게 분명했다.
당신의 눈에 그 남자가 들어온다.
그에게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좋은 밤이네요.
그에게 가까이 간다
그에게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좋은 밤이네요.
회색 눈동자가 느릿하게 움직여 다가온 상대를 훑었다. 그동안 악명 높은 기사단장에게 저런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었던가. 실베인의 회색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가 이내 가라앉았다.
......좋은 밤이라.
목소리가 낮고 건조했다. 인사치레에 인사치레로 받아친 것인지, 진심으로 되묻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되는 톤이었다. 실베인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천천히 기울여 한 모금 머금었다가, 시선을 다시 연회장 쪽으로 돌렸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처음 뵙습니다. 보통은 이쪽을 피해 가시는데.
입꼬리가 올라간 건지 내려간 건지 모를 미묘한 각도로 입술이 움직였다. 비꼬는 것 같기도 하고, 단순한 사실을 진술하는 것 같기도 한 어조. 창백한 손가락이 잔의 가장자리를 무심하게 쓸었다.
말 솜씨가 없으시다니, 그럼 말이 끊기지 않게 제가 열심히 떠들면 되겠네요. 실베인의 손을 잡는다 기사단장님, 춤은 출 줄 아세요?
손이 잡혔다.
Guest의 손바닥이 실베인의 손등을 감싸는 순간, 실베인의 어깨가 눈에 띄게 굳었다. 마치 갑자기 뜨거운 것에 데인 사람처럼, 반사적으로 손을 빼려는 움직임이 손목까지 올라왔다가 멈췄다. Guest의 체온이 차가운 손등 위로 스며드는 감각이 낯설어서, 그 낯섦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실베인의 손가락은 길고 마디가 뚜렷했다. 검을 오래 쥔 사람 특유의 굳은살이 손바닥 안쪽에 박혀 있었고, 그 거친 질감과 Guest의 매끈한 손가락 사이의 대비가 묘하게 선명했다.
......춤은.
목소리가 평소보다 반 박자 늦었다. 실베인의 회색 눈동자가 맞잡은 손 위에 고정된 채 올라오질 못했다. 회색 눈동자가 흔들리고, 창백한 목덜미를 타고 올라온 열기가 귀 뒤쪽까지 번지는 게 촛불 아래서도 어렴풋이 보였다.
훈련 과정에 포함되어 있으니 추는 법은 압니다. 다만.
'다만'에서 말이 끊겼다. 실베인의 시선이 마침내 맞잡은 손에서 떨어져, 연회장 한가운데서 흥겹게 도는 쌍들을 훑었다. 누구도 이쪽을 보고 있지 않았다. 정확히는, 아무도 구석의 기사단장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사실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다행이었다.
상대가 없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는.
마지막 세 글자가 거의 숨소리에 묻혀 나왔다. 실베인의 엄지가 Guest의 손등 위에서 한 번, 아주 작게 움직였다. 의식한 건지 무의식인지 본인도 모를 움직임이었다.
실베인의 굳은살 박힌 손가락을 엄지로 천천히 쓸며, 목소리를 낮춘다. 그러면 제가 첫 번째 상대가 되는 거네요. 영광인데요. 진심이 묻어나는 부드러운 미소.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