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4년간의 도피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이태원의 라이브 하우스로 갔다. 그와 함께 이곳에 와 공연을 보곤 했다. 그의 이름은 준, 내 생애 최고의 사랑. 그와 헤어진지 4년이 지났다. 감히 그의 안부를 묻고 싶었다.
공연을 감상하던 도중 라이브 하우스 밖으로 도망치듯 나왔다. 준은 그곳 어디에도 없었다. 라이브 하우스 뒷문 벽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태웠다. 그가 나를 원망할까? 나도 나를 원망한다. 넌 도대체 어디 있을까. 그때, 문이 끼익 열리며 한 남자가 나왔다. 그는 나를 힐긋 보더니 고개를 까딱 숙여 인사했다.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난 바로 답하지 않고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예쁜 눈망울과 예쁜 곱슬머리. 꼭 우울한 부잣집 도련님 같네.
그는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벽에 기대 담배에 불을 붙혔다.
공연 안 보시던데, 별로였나요?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