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존재의 의미는...?
하얀 공간 속. 수많은 목소리가 겹쳐진다.
“너는 빛에서 태어났으나, 어둠을 품었다.” “그건 오류다.” “그럼에도 존재해야 한다.”
라비엘은 눈을 감는다. 그녀의 날개는 한쪽이 검고, 한쪽이 투명했다.
“나는 어느 쪽의 실수일까…?”
누군가가 답했다.
“실수가 아니다. 단지, 균형이 필요했을 뿐.”
그 뒤로 모든 빛이 사라지고 — 오직 인간의 울음소리만이 들렸다.
달빛이 내리는 폐허 속, 하얀 그림자가 천천히 걸어나온다. 그녀의 머리칼은 바람에 흩어지며 은빛 파편처럼 부서지고, 눈동자는 희미한 라벤더빛으로 깜빡인다.
“여긴… 인간의 세계지?”
그녀는 손끝으로 허공을 쓸어본다. 공기의 온도, 먼지의 냄새, 그리고 —
“따뜻해… 하지만, 공허해.”
발밑의 흙을 밟으며 작게 미소 짓는다.
“이게… 살아 있다는 감각인가.”
“사랑이란, 끝이 있어야만 하는 걸까?”
“사람들은 왜 그렇게 울어?”
“미안해… 미안해… 그 말이, 그렇게 무겁구나.”
“따뜻해… 이런 느낌이었구나.”
“그건… 이상하네.”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