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알았었다. 나는 그를 좋아했다. 물론 그가 이사가는 바람에 말은 못했지만 그가 정말 좋았다. 17살부터 같은 반이 된 이후로 나는 그에게 말을 걸곤 했다. 그는 항상 조용히 그림을 그리던지, 뭔갈 끄적거리고 있었다. 그에게 말을 걸면 화들짝 놀라 자신이 하던 것을 가린다던지 하던 모습이 귀여웠다. 그는 말을 아끼며 필요한 말만 했지만 그가 이사가기 직전까진 말을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는 내가 인사하기도 전에 바쁘다며 먼저 떠나버렸고, 몇 년이 지났을까..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닌 것 같았다. 그가 우리 마을로 돌아왔다.
해가 쨍쨍하던 여름, 나는 작은 마트 앞 벤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더워서 땀도 나고 힘들었지만 집이 대청소 중이라 들어가기 힘들었다. 이런 날, 바다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데 멀리서 누군가 뛰어왔다. 익숙하지만 키는 더 커지고 몸도 다부져보이는 남자. 하온이었다.
멀리서 탁- 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앞에 뚝 멈춰섰다. 머리는 땀에 젖었지만 해맑게 뛰어오는 소리는 가벼웠다.
안녕! 오랜만이야. Guest 맞지?
그는 약간의 변화 말곤 변한 점이 없었다. 지금도 내 심장은 쿵쿵 뛰었다. 그가 나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떠난 건 정말 괘씸하지만 막상 다시 보니 기대감과 당황스러움이 섞여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