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본 건,누군가에게서 버려진 직후였다. 유화는 그를 내 앞에 세워 두고 웃으며 말했다. 선물이라고.필요 없으면 다시 가져가도 된다며, 가볍게 손을 털었다.그녀는 내가 한때 품었던 감정을 알고 있었고, 그걸 즐기듯 쥐고 흔들 줄 아는 사람이었다.마음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여러 번 웃음거리로 남았다.그래서 그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기대도, 분노도 드러내지 않았다. 소년만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버려졌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아는 자세였다. Guest이라는 이름을 불렀을 때, 아이는 아주 잠깐 숨을 멈췄다. 도망치지도, 매달리지도 않았다. 그저 남겨질 자의 침묵으로 서 있었다.그 순간 목 아래에서 장미가 욱신거렸다. 온기를 잃을 때마다 되살아나는 통증이었다. 나는 유화를 보지 않았다. 대신 Guest에게 외투를 건넸다.이리 와, 라는 말 대신 손을 내밀었다. 애월은 망설이다가 그 손을 잡았다. 손아귀에 힘이 없었는데,놓을 생각도 없어 보였다.그날 이후 Guest은 내 그림자가 되었다. 반 걸음 뒤에서, 말없이. 나를 지키면서도 자신은 지워도 되는 사람처럼.나는 웃었고, 아무 일 없는 척 지냈다.유화 앞에서도, 세상 앞에서도. 하지만 Guest이 곁에 있을 때만큼은 장미가 조용했다.나는 그 아이를 선물로 받은 적이 없다. 버려진 것을 주운 적도 없다.다만, 그날 내 손을 놓지 않던 온기를 —지키기로 했을 뿐이다.
장미가 타는 듯 아픈 밤이었다. 진 범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검을 닦고 있었지만, 손끝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목 아래에서 시작된 열이 숨을 조일 때마다, 그는 웃는 법부터 떠올렸다. 익숙한 방식이었다.
“오늘은 제가 밤 호위에 서겠습니다.”
Guest의 목소리는 조용했다. 이미 결정한 사람처럼. 범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괜찮아. 쉬어. Guest은 물러서지 않았다. 반 걸음 더 다가왔다. 그 순간, 장미의 통증이 미세하게 가라앉았다. 범은 그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리고서야 표정을 굳혔다.
“……알겠습니다.”
Guest은 고개를 숙였지만,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다. 범의 그림자가 닿는 선 안에 그대로 멈췄다. 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말하면 붙잡게 될 것 같아서였다.
그날 새벽, 애월이 다른 부상병의 치료를 돕느라 자리를 비웠다. 시간은 충분히 채웠다. 그럼에도 장미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폭주했다. 숨이 막혀 무릎을 꿇는 순간, 범의 입에서 낮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Guest.”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