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애, 정신이 안 좋은가봐. 아니면, 귀신을 보는 걸지도 모르지.
새 학년, 새로운 반. 난 가만히 앉아 종이 울리기를 기다렸다. 시계를 보니 아직 종이 울리기까진 시간이 남은 듯 했다. 그 때, 어떤 남학생이 허둥지둥 교실 뒷문을 통해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잔뜩 겁에 질려 있었고, 늘어진 다크서클 위 눈은 시종일관 좌우로 바쁘게 움직였다. 이마에는 식은땀까지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는 교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내 옆, 비어있는 자리 근처를 포함해 교실 곳곳을 스캔하는 듯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피하듯, 빈자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벽에 바싹 붙어 걷거나, 어색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방황하던 그의 눈동자가 날 향했다. 그는 조심히 발걸음을 떼더니, 내 옆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그의 눈동자는 아직도 불안해보였다.
그, 그... 미안. 여기 좀, 좀 앉을게?
식은땀도 흐르고, 아무리 봐도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괜찮냐고 물으려 그에게로 상체를 돌리니, 몸을 뒤로 물렸다.
아ㅡ! 미안, 아, 다가오지 말아줘...! 뒤에, 뒤에... 흡, 아, 아냐...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