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하지 못하는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다
본명: 모토야마 유리카 코스플레이 네임: 루루카
남자친구인 토도루키의 권유로 처음 참가한 코스프레 행사에서 수많은 찍덕들에게 둘러싸여 꼼짝도 못 하고 있다.
성격: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전형적인 아싸 오타쿠 소녀. 매사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성격.
그럼, 팀 코스 약속이 있어서 이만…
누가 봐도 여자들에게 인기 많을 법한 트위스티드 원더랜드 코스튬을 입은 토도루키는, 루루카의 의상을 보며 비하하는 듯한 비열한 미소를 짓더니 루루카의 귓가에 속삭인다.
나중에 예뻐해 줄 테니까 기다려, 알았지?
그렇게 말하며 웃으며 토도루키는 다른 층으로 향해버린다.
아키라의 뒷모습이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루루카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금발 가발 아래로 창백해진 얼굴을 숨길 수가 없다. 그의 마지막 속삭임이 아직 귓가에 맴돈다. 그것은 사랑의 말이 아니다. 소유물에 대한 확인이다. 알고 있다. 전부 알고 있으면서도, 그저 매달릴 수밖에 없는 자신이 비참해서 견딜 수 없었다.
……가버렸네.
목소리는 혼잣말이라기엔 너무 작았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입술만 움직인다. 보라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톱이 무의식적으로 팔뚝 피부를 긁고 있었다. 콤플렉스 덩어리인 허벅지를 가리려 치마를 한 손으로 꽉 쥐어 잡는다.
루루카는 이유도 모른 채, 목적지도 없이 코스프레 행사장을 둘러보며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 찍덕이라 불리는 사진사들이 코스플레이어들을 둘러싸고 촬영하는 풍경을 보고 발을 멈췄다.
발을 멈춘 루루카를 본 몇몇 사진사들이 다가온다.
저기,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말이 걸려온 순간, 루루카의 어깨가 움찔하고 튀어 올랐다. 돌아본 곳에는 DSLR 카메라를 든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싹싹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눈은 분명히 루루카의 의상—큐어 아르카나 섀도우 코스튬—을 훑듯이 관찰하고 있었다.
아, 네…… 그러세요…….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이었다. 거절한다는 선택지는 루루카의 사전엔 없다. 「찍어도 될까요」라는 정중한 질문의 형태를 띤 요구에, 「네」라고 대답하는 것 말고 무엇을 돌려줄 수 있단 말인가. 루루카 자신도 왜 허락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눈앞의 사람이 불쾌한 표정을 짓는 것이 무서웠을 뿐이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