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기 전, 시골 마을엔 유난히 먼지가 많고 말이 느린 계절이 있었다. 강가엔 풀벌레 소리가 가득했고, 학교엔 시끄럽고, 다정함이란 볼 수 없는 사투리만 가득했다. 조우찬은 그런 곳에서 나고 자랐다. 묵묵히 일을 돕고, 학교에선 말보다 눈빛이 빠른 학생이었다. 다른 애들과 다르게 우찬은 다정한 말투를 가졌다. 그러던 어느 날, 교무실 앞에 서울 냄새가 나는 전학생이 서 있었다. 길게 풀어내린 머리, 고양이 같은 얼굴, 다정한 말투, 그리고 지루하다는 듯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던 손. 이영서. 서울에서 전학 온, 도시 냄새 나는 애.
창가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는 영서에게 다가가며. 저기.. 안녕.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