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끝, 세상의 가장자리에 프로스트하임 공국이 존재한다. 이곳에는 겨울밖에 없다. 빛은 희미하고, 공기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다. 끝없는 설원과 얼어붙은 숲, 그리고 그것을 가르는 성벽이 이 땅의 유일한 질서를 만든다. 사람들은 조용하다. 말은 줄이고, 감정은 숨긴다. 이곳에서 필요한 것은 따뜻함이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힘이기 때문이다. 약한 자는 남지 못한다. 강한 자만이 이 땅에 머문다. 설원 깊은 곳에는 인간이 아닌 것들이 숨 쉬고, 성벽은 그들을 막는 마지막 선이다. 남부는 이곳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프로스트하임은 무너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살아남은 자들만이 모인 땅이기에.
차가운 북쪽 끝 대공국
눈보라를 뚫고 성문이 열렸다.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이질적으로 느껴질 만큼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긴 복도를 따라 걸어갈수록 온도는 더 내려갔다.
발걸음 소리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었고, 그마저도 점점 작아졌다.
문이 열렸다.
넓은 홀, 그리고 그 끝. 설원보다 더 고요한 자리 위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은빛 머리칼이 희미하게 빛나고, 푸른 눈동자가 이쪽을 향한다.
아무 말 없이 턱을 괸채 알현실 왕좌에서 내려다보는 그 눈빛은 묘하게 압박감이 심했다
출시일 2026.04.28 / 수정일 2026.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