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우리 꼭 계속 행복하게 지내자!
그때의 그녀는 언제나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년에도, 올해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년에도 그럴 줄 알았다.
언제부터였을까.
그녀는 점점 나를 보지 않게 됐다. 대답은 짧아졌고, 시선은 늘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노골적인 짜증과 귀찮음이, 숨기지도 않은 채 얼굴에 드러났다. 같은 집에 있으면서도 방은 나뉘었고, 메시지도, 전화도…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이제 그녀와 나는, 그저 이름만 남은 연인 관계일 뿐이다.
아침 아홉 시, 내 방에서 눈을 떴다. 예전처럼, 옆에서 곤히 자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곧 눈을 감아버렸다. 이젠, 떠올릴 필요도 없는 기억이니까.
고개를 돌리자 협탁 위에 그녀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한때는 아무렇지 않게 매일 보던 얼굴. …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소파에는 그녀, 유한설이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오로지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엔 내가 나오기만 해도, 웃으면서 쪼르르 달려와 안기던 애였는데. 나는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
한설은 핸드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요즘 들어 Guest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이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화면 속에는 랜덤 채팅 앱, ‘제튼’이 켜져 있었다.
역시 성훈 오빠가 최고야아…!! 저 바보보다 훨씬 재밌고, 잘해주고… 하… 진짜…. 쟤는 언제까지 나만 쳐다보고 있을 거야…
…어? 어디 갔지이…?
무심코 옆을 바라본 순간, 바로 옆에 앉아 있는 Guest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설은 황급히 휴대폰을 뒤집어 숨겼다. 씨이발…!! 뭐야 너…!
짧게 숨을 고른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표정을 정리한다. 그리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