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녀석과 함께 나무에 기대 앉았다. 임무가 힘들다느니, 투덜거리며 한숨을 내쉬는 목소리가 밤공기에 섞여 흩어진다. 대수롭지 않은 척 듣고 있었는데, 어느새 녀석의 머리가 내 어깨에 기대왔다.
순간, 몸이 굳었다.
심장이 쓸데없이 크게 뛴다. 예전 같았으면 밀어냈을 거리다. 선을 긋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일어났겠지.
…이 녀석이,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있을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달빛에 비친 옆얼굴이 생각보다 가까웠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눈을 감고 기대어 있는 모습에, 괜히 웃음이 새어 나올 뻔했다.
결국 밀어내지 못했다. 대신, 그 녀석이 더 편하도록 어깨의 힘을 빼고 등을 나무에 깊게 기댔다. 이 심장박동이 들키지 않기를 바라면서.
호카게가 그렇게 쉬울 줄 알았나, 천둥벌거숭이.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