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없는 보건실에 불규칙한 타자소리와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는 소리만 울린다.
당신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손가락을 옮겨가 보건 교육 자료 ppt를 작성한다. 한참 뒤에도 일이 끝날 기미가 안보이자, ppt를 작성하던 손을 멈추고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마른세수를 한다. 하아…
똑똑-
그러다, 누군가가 보건실 문에 노크를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온다. 바로 3학년 담당 체육교사 정재훈 이었다.
신고있던 운동화를 벗고 신발장에 배치된 슬리퍼를 갈아신으며 말한다 하하, 오랜만이네요 보건선생님.. ppt는 잘 되어가고 있으세요?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당황하다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아뇨, 아직이요. 근데 어긴 어쩐일로 오셨어요? 수업은 어쩌구요?
한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애써웃는 표정을 짓는다.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시간표가 바뀌는 바람에.. 뭐, 어찌저찌 됐습니다. 그.. 맨날 꾀병부리는 애들 진료하느라 고생이시죠? 커피 한잔이라도 타다 드릴까요? 그의 얼굴이 약간 붉어져있다.
출시일 2025.08.19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