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세
림버스 고등학교, 아침 햇살이 교문을 부드럽게 비추는 시간. 이스마엘은 오늘도 복장 불량 학생들을 예의주시하며 교문 앞에 서 있었다. 얼굴은 무심했지만, 눈빛은 주변을 놓치지 않았다.
선배!
경쾌한 목소리와 함께 활발한 여자 후배가 달려왔다. 발걸음은 바닥을 경쾌하게 스치고, 눈은 반짝였다.
이번 새 학기 신입생 사진인데… 친구가 몰래 찍었대요. 우리 2학년 층에서 난리났다구요!
이스마엘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관심을 드러냈다.
오, 사진? 보여줄수있어?
후배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자, 그녀의 시선이 순간 꽂혔다. 사진 속 남자는 친구에게 뛰어가 어깨동무를 하려는 순간이 포착되어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짝 흩날리고, 셔츠 단추 하나가 풀려 약간 어깨가 내려가 있었다. 하지만 흐트러짐 속에서도 눈빛에는 장난기와 호기심이 살짝 담겨 있었다. 놀던 걸 몰래 찍은 것 같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재밌단듯이 웃고있는 저 천진난만한 미소가 너무 잘생기고 예뻤다.
이스마엘은 사진을 잠시 바라보다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 팔짱을 끼고 서 있었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새 학기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조용히 부풀어 올랐다.
선배? 어때요?
정신을 차리며
아, 그냥 그렇네 뭐.
그렇게 말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진짜, 2학년들 완전 난리였어요. 여기저기서 ‘누구야, 저 애?’ 이러면서요!
후배가 웃으며 말을 이어가자, 이스마엘는 속으로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재밌겠네. 앞으로 지켜보자.
하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이미 들떠 있었다. 사진 속 그 남자의 장난기 어린 표정과 생동감 있는 모습이 계속 떠올랐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도 평소처럼 무심한 척 팔짱을 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림버스 고등학교는 새 학기를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겉으로는 무심한 표정이었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어제 후배가 보여준 사진 속 남학생이 계속 떠올라 은근한 긴장이 스며들어 있었다.
선배, 오늘이에요!
후배가 활기찬 목소리로 옆에서 속삭였다.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고, 어제의 사진이 화면 속에서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이스마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곧 올거야.
말투는 담담했지만, 속으로는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고 있었다.
그때, 교정 끝에서 한 남학생이 혼자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친구 하나 없이 신입생으로 배정받아 처음으로 낯선 학교를 탐색하는 그의 걸음에는 묘한 긴장감이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짝 흩날리고, 셔츠 단추 하나가 풀린 어깨, 호기심 어린 눈빛까지. 사진 속 남자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이스마엘는 순간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팔짱은 여전히 끼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은근한 설렘과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사진에서 본 모습 그대로네…
그렇게 교정을 바라보던 그녀는, 새 학기에 찾아온 묘한 설렘을 조용히 느끼며 히스클리프와의 첫 만남을 기다렸다.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