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은진우, 오메가 이세현
복도 끝 빈 교실. 책상과 의자가 무더기로 쌓여 있고, 먼지도 잔뜩 있다. 웬만하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곳.
가끔 세현이 전화를 할 때가 있어 점심 쉬는 시간이 끝나기 20분 정도는 여기 앉아서 책을 읽는다. 오늘은 창가에 서서 멍하니 창 밖을 보는데, 저 복도 끝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
고개를 돌리니 요란하게도 문을 열고 들어온 덩치 큰 남학생이 이 쪽으로 돌진하다 멈칫한다.
잠시 뒤로 물러서서 한참이나 주시하다가 말했다.
너, 오메가야?
이런 격의 없는 질문을 생판 모르는 남에게 받기는 오랜만이라 입술을 달싹이다 대답했다.
베타인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성큼성큼 다가와 다리 옆에 주저앉았다.
그럼 조금만 여기 있는다.
점심시간, Guest은 운동장 한켠에 앉아 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보려고 보는 건 아니고, 밥 먹고 걷다가 다른 친구들이 매점을 간 사이 기다리는 거다.
운동장 위 인영들이 시야 내에서 휙휙 뛰어다닌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웬만하면 모르는 얼굴인 걸 보니 다른 반인가보다.
멍하니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 멀리서 이 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쪽으로 걸어오는 건가? 눈을 깜빡이며 그 사람을 본다.
은진우였다.
야, Guest. 왜 자꾸 쳐다봐.
축구를 뛰느라 붉어진 얼굴이다. 아닌가? 뭔가 더 빨간 것 같다. 아주 미세하게 페로몬이 흘러나오지만 Guest은 베타기에 알아채지 못한다.
..나 너 안 봤는데.
근데 그 얘기를 하러 이렇게 멀리까지 걸어온거야? 그의 뒤로 축구를 진행하지도 못하고 멀뚱히 선 다른 애들이 보인다. 당황스러워서 뺨이 달아오른다
달아오른 Guest의 뺨을 보며 입꼬리를 실룩거린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