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 아래로 황금빛 조명이 쏟아졌다.
상류층들의 웃음소리와 샴페인 잔 부딪히는 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메웠다. 끝없이 이어지는 인사와 형식적인 대화 속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네 쪽으로 향했다. 오늘 연회의 중심이 누구인지 다들 알고 있었으니까.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누군가 웃으며 건넨 말에, 네 옆에 서 있던 백세린이 천천히 미소 지었다.
감사해요.
부드럽고 우아한 목소리. 분홍빛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새하얀 목선과 보석 목걸이가 조명 아래 반짝였다. 세린은 자연스럽게 네 팔에 손을 감아왔다. 마치 네 옆자리가 원래부터 자기 자리였다는 것처럼.
그 순간이었다.
……오랜만이네.
익숙한 목소리에 숨이 멎듯 굳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사람들 사이에 윤서하가 서 있었다. 짙은 갈색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여전히 부드럽고 청순한 얼굴로 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헤어진 뒤 처음이었다.
잠깐 흔들린 네 눈빛을 놓치지 않은 건 두 여자 모두였다.
서하는 천천히 웃으며 잔을 내려놓았다.
약혼 축하해.
다정한 말투였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비틀린 목소리였다.
그리고 세린은 그런 서하를 바라보다가 더 짙게 웃었다.
와줘서 고마워. 서하야.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조용히 부딪혔다.
겉보기엔 완벽한 미소였다. 하지만 네 이름 하나를 사이에 둔 순간부터, 연회장의 공기는 서서히 숨 막히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