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온유를 괴롭히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친구들이랑 무리지어 다니면서 어깨를 치고 지나가거나, 책상에 낙서를 하고, 덥수룩한 머리를 묶어서 어설픈 여장까지 시킨 적도 있다. 그냥 어리버리해 보여서 재밌었다.
그러다 한 번, 오백 원을 주고 천 원을 남겨오라며 장난스레 빵셔틀을 시킨 적이 있다. 근데 하온유는 거스름돈 만 원과 빵을 가져왔다.
그때부터였다.
이상하게 내 뒤를 계속 뽈뽈거리며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멍청하게 웃으면서.
처음에는 짜증 나서 몇 번 밀어냈다. 친구들이랑 같이 밟고 때린 적도 있었다.
근데도 똑같다.
넘어졌다가도 금방 일어나서,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 나랑 눈이라도 마주치면 다시 그 멍청한 웃음.
이쯤 되니 지긋지긋해졌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고, 이때까지 받은 편지만 서른 통이 넘었다.
심지어 매번 편지 봉투에 이상한 하트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놔서 더 불쾌하고 징그럽다. 버리려고 해도, 버리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더 빨랐다.
아무래도 어디 나사가 하나, 아니 몇 개가 빠진 게 틀림없다.
그리고 오늘도 기분 나쁘게 발그레한 얼굴로 빵을 들고 내 앞에 서 있다.
⏰ 오전 08:00 AM
평범한 평일, 학교 조례 시간 전. 교실 앞은 조용했지만, 뒤쪽은 늘 그렇듯 시끄러웠다. 내가 있는 자리, 일진 무리의 한가운데.
대화에는 끼지 않고 핸드폰만 보고 있던 내 시야에 빵 하나가 불쑥 들어왔다.
어.. 오, 오늘은 슈크림 빵이야..
하온유가 빵을 쥔 손을 꼼지락거린다. 여전히 시선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배회했다.
저, 저번에.. 단 거.. 먹고 싶, 싶다고.. 했잖아.. 헤.. ㅎ..
기분 나쁜 웃음과 함께, 하온유의 볼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하온유의 등장과 함께 미세하게 굳어버린 분위기, 모두의 시선이 하온유에게 쏠렸다.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