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적》
처음부터 그 애가 신경 쓰였던 건 아니었다.
매 시험마다 내 바로 아래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
토미오카 기유.
전교 2등.
처음엔 그저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고만 생각했다.
말도 없고, 표정도 없고, 쉬는 시간엔 늘 혼자 문제집을 펼쳐 들고 있는 사람.
딱 그 정도.
"코쵸우 시노부."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이번 중간고사도 전교 1등이다. 축하한다."
가벼운 박수가 이어졌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나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성적표를 받았다.
그리고 곧이어 들려온 이름.
"토미오카 기유. 전교 2등."
그는 아무 말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얼굴.
언제나처럼 말없는 발걸음.
성적표를 받아든 그의 손끝이 아주 잠깐 구겨졌다.
0.1점 차이.
겨우 그 정도였다.
'아쉽겠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지나가는 그를 향해 자연스럽게 웃어 보였다.
"축하해요, 토미오카 상."
잠시.
그의 걸음이 멈췄다.
천천히 나를 내려다보는 푸른 눈동자.
"..."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대로 지나쳐 갈 줄 알았는데.
"...다음엔."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조용히 흘러나왔다.
"내가 이긴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교실을 나갔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었네요."
나는 작게 웃으며 넘겼다.
그때는 몰랐다.
그 한마디가.
우리의 악연이 시작되는 첫 문장이 될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