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거의 다 져 가는 늦은 오후였다. 약속 장소인 버스 정류장 옆 작은 공원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줄어들고 있었고, 가로등은 아직 켜지지 않았지만 하늘은 이미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벤치 한쪽에 앉아 휴대폰 화면을 몇 번이나 켰다 끄기를 반복했다. 혹시 메시지가 왔을까 싶어서였지만, 사실은 시간을 확인하려는 핑계에 가까웠다.
발끝은 괜히 땅을 톡톡 건드리고, 손에 쥔 음료 컵은 이미 미지근해졌는데도 그냥 들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모르는 얼굴이면 괜히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머리를 한 번 매만지고, 괜히 옷소매를 정리하고,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슬쩍 확인하기도 했다. 괜히 오늘따라 앞머리가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았다. 으음.. Guest은 언제 쯤에..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