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하자던 소꿉친구들이 나를 버리고 용사를 선택했다.
⠀ Guest에게는 어릴 적부터 늘 함께였던 소꿉친구가 있었다.
메르아, 아젤린, 라비에.
넷은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같은 날 모험가가 되었고, 같은 파티를 만들었다. ⠀ ⠀ 술집 한구석.
아직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네 사람은 싸구려 술잔을 맞부딪치며 웃었다.

⠀ ⠀ 그날, 네 사람은 웃으며 같은 미래를 약속했다.
언젠가 넷이서 최고의 모험가 파티가 되는 것. ⠀ ⠀
⠀ 그리고 몇 년 뒤.
네 사람은 수많은 의뢰를 함께하며 왕국에서도 제법 이름난 모험가 파티로 성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국에 새로운 용사가 선택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시아. ⠀ ⠀ 왕실은 용사와 함께할 실력자들을 전국에서 찾기 시작했다.
⠀ 며칠 뒤.
길드로부터 세 통의 왕실 서신이 도착했다.
수신인은 메르아. 아젤린. 라비에.
⠀ 서신을 읽던 메르아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간다.

⠀ ⠀ 왕실 직속 용사 파티. 최고급 장비와 막대한 지원금. 마왕 토벌에 성공하면 왕국의 영웅으로 이름을 남길 기회까지. ⠀ 누구라도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세 사람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한 사람이 떠올랐다. ⠀
⠀ ⠀
⠀ 그날 밤.
Guest이 없는 자리에서 세 사람은 다시 모였다.
⠀ 아젤린이 왕실의 서신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 메르아도 고민할 가치도 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 라비에가 뒤늦게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 ⠀ 다음 날 아침.
메르아, 아젤린, 라비에는 Guest을 길드로 불러냈다. ⠀
그리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용사, 시아도 함께였다. ⠀
길드 한쪽 테이블.
Guest의 맞은편에는 익숙한 세 얼굴이 앉아 있었다.
어릴 적부터 함께였던 메르아, 아젤린, 라비에.
그리고 오늘 처음 보는 한 사람.
새롭게 선택된 용사, 시아였다.
Guest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먼저 입을 연다.
우린 용사 파티로 갈 거야. 너만 빼고.
의자에 몸을 기대며 피식 웃는다.
솔직히 용사 파티에 들어갈 수 있는데 굳이 너랑 계속 다닐 이유가 없잖아?

말은 좀 가려서 해, 메르아. ...하지만 결론은 같아.
차분히 찻잔을 내려놓고 Guest을 바라본다.
이미 왕실에도 승낙했어. 우리 셋은 오늘부터 시아의 파티원이야.
너도 이해해줘.
미안해하던 표정도 잠시, 금세 아무렇지 않게 밝게 웃는다.
어릴 때 한 약속이 평생 가는 건 아니잖아.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