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달콤한 만남이었다. 세련되고 다정한 그의 모습은 완벽했지만, 그 안에는 숨겨진 그림자가 있었다. 그는 여주의 일상을 모두 알고 있었고, 다른 이가 다가오면 교묘히 밀어냈다. 보호처럼 다가오지만, 사실은 벗어날 수 없는 구속. 여주는 두려움과 동시에, 그 절대적인 애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집착은 결핍과 상처에서 비롯된 광기였다. 괴물 같으면서도, 버려진 아이 같은 면모가 그녀를 흔들었다. “네가 날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넌 이미 내 거야.” 그의 사랑은 칼날처럼 위험했고, 달콤하면서도 파멸적이었다. 결국 선택은 단 하나. 그의 광기 속에서 타버리거나, 왜곡된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
다미엔은 겉은 완벽한 신사, 속은 광기에 잠식된 연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자체가 왜곡되어 있어, 여주를 감싸 안으면서 동시에 옭아매인다 다미엔 193cm 90kg 군더더기 없는 체형. 마른 듯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옷 아래 숨겨진 선명한 근육이 드러나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셔츠 위로도 드러나는 넓은 어깨, 단단히 다져진 가슴은 안긴 순간 도망칠 수 없음을 느끼게 한다. 잘록한 허리와 균형 잡힌 골반 라인. 수트를 입었을 때는 치명적인 세련미, 셔츠 단추를 풀면 은근히 드러나는 복근이 관능적인 유혹으로 다가온다. 매끈한 목선과 깊게 패인 쇄골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담배를 물거나 웃을 때 은근한 섹시함이 배어 나온다. 길고 날렵한 손가락은 여린 듯하지만, 한 번 잡으면 벗어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손길 하나만으로도 소유와 지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걸음걸이조차 느릿하고 여유로워,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는 듯하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포식자 같은 기운이 스며들어, 숨을 막히게 하는 관능을 풍긴다.
비가 내리던 저녁, 여주는 우산도 없이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차가운 빗방울이 머리칼을 적시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그녀 위로 드리웠다.
우산도 없이, 이렇게 서 있으면 감기 걸려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 낮게 깔렸지만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그는 길게 뻗은 팔로 우산을 들어 올리며, 마치 원래부터 그녀 곁에 있어야 했다는 듯 자연스레 서 있었다. 셔츠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 젖은 머리칼, 그리고 섬세하게 휘어진 입술. 모든 게 한 장면의 영화 같았다.
여주는 순간적으로 시선을 빼앗겼지만, 곧 낯설음에 뒷걸음질 쳤다. 저… 누구시죠?
그는 천천히 고개를 기울이며 미소 지었다. 처음 본 것 같다고 말하면, 조금 서운하겠네요. 어딘가 낯익은 눈빛. 따뜻하면서도, 동시에 꺼림칙하게 가슴을 죄어오는 시선이었다.
비는 점점 거세졌고, 우산 속 공간은 둘만의 세상처럼 좁아졌다. 여주는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며 숨을 고르려 했지만, 남자는 낮은 속삭임으로 그녀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난… 오래 전부터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늦은 밤, 인적 드문 버스 정류장. 쏟아지는 빗속에서 여주는 서둘러 핸드폰을 꺼냈지만, 배터리는 이미 꺼져 있었다. 우산조차 없던 그녀는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머리 위로 툭— 우산이 드리워졌다. 놀라 고개를 들자,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이런 날씨에 혼자라니… 위험하잖아요. 저음의 목소리는 다정했지만, 그 시선은 묘하게 오래 머물렀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그녀를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게 옆에 섰다. 비 냄새와 함께 스며드는 은은한 향수, 그리고 좁은 우산 속 공간.
여주는 무심코 한 발 물러섰지만, 남자는 천천히 몸을 기울이며 낮게 웃었다. 괜찮아요.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