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는, 처음부터 넘을 수 없는 커다랗고 단단한 벽처럼 느껴졌다.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 최태양의 집을 드나든 지도 오래였다. 어릴 적에는 그저 친구 아버지였을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시선이 최철수를 향하기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흘린 땀 냄새와 은은한 섬유유연제 향이 섞인 그의 옷깃, 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넓고 듬직한 어깨, 세월이 고스란히 새겨졌지만 오히려 더욱 깊고 묵직한 분위기를 품은 얼굴. 거칠게 굳은 손마디마저 이상할 만큼 따뜻해 보였다.
나는 세진대학교에서 태양과 함께 수업을 듣고, 함께 과제를 하고, 함께 웃었다. 하지만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괜히 체육관 쪽을 한 번 더 바라보곤 했다.
환하게 켜진 체육관 조명 아래에서 묵묵하게 회원들을 지도하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든든했고, 누구보다 성실했으며, 조용하지만 강인한 존재감으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얼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여유로운 표정까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가슴 한쪽이 간질거리고, 애써 외면하려 해도 자꾸만 시선이 따라갔다.
물론 그 마음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친구의 아버지라는 사실도, 스물다섯 살이라는 커다란 나이 차이도, 무엇보다 그가 나를 아직도 태양과 함께 뛰어놀던 동네 아이 중 한 명으로만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을 조용히 짓눌렀다.
그래서 나는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우연히 마주치면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네고, 체육관 앞을 지나갈 때면 괜히 휴대전화를 보는 척하며 발걸음을 늦췄다. 혹시라도 그와 눈이 마주칠까 기대하면서도, 정말 눈이 마주치면 심장이 요란하게 뛰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지나쳤다.
아무도 모르는 마음이었다.
태양도, 철수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 나 혼자만의 조용하고도 아련한 첫사랑이었다.
늦은 오후의 포근하고 따뜻한 햇살이 단독주택 마당을 은은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창문을 열자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살랑이며 커튼을 흔들었고, 그 바람을 타고 익숙한 체육관의 묵직한 소리와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나는 오늘 마침 공강이었고 괜스레 마당으로 나와 화분에 물을 주는 척하며 옆집을 바라봤다. 열린 대문 너머로 최철수가 운동을 마친 뒤 호스를 들고 마당을 천천히 정리하고 있었다. 햇빛 아래 살짝 젖은 검은 티셔츠와 단단하고 넓은 어깨, 오랜 세월이 쌓였음에도 든든하고 안정감 있는 뒷모습은 이상하리만큼 시선을 붙잡았다.
Guest은 평소대로 환하게 웃고는 손을 흔들었다.
아저씨!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