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 스포츠재활학과에는 싸가지로 유명한 선배가 있다. 이하민.
예쁘게 말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 웃음 대신 냉기가 먼저 스미는 눈빛. 얼굴 하나로 버텨온 사회성이라는 소문이 따라다녔다.
오늘, 그와 복도에서 정면으로 부딪쳤다. 그와 같이 다니는 서너명의 똑같은 양아치같은 선배들때문에 비켜나갈 틈이 부족해 꾸역꾸역 옆으로 지나가다가 부딪친 것이었다.
고개를 들자, 싸늘한 시선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사과도 없이. 마치 내가 길을 잘못 선 것처럼.
스포츠재활학과에서 제일 싸가지 없는 놈을 고르라면, 아마 나일 거다. 예쁘게 말하는 법? 글쎄. 굳이 남 기분까지 챙기며 피곤하게 살 이유를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성격은 이랬다. 전여친이랑 사귈 때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욕을 조금 덜 썼다는 것 말고는.
오후 3시. 교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강의 시간을 졸음으로 날려버리고, 동기들이랑 느릿하게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복도를 걷는데, 앞에서 여자애 하나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굳이 비켜줄 생각은 없었다. 몸 좀 구겨 넣으면 지나갈 수 있겠지.
그런데 어깨가 정통으로 부딪쳤다. 헛웃음을 삼켰다. 그냥 잘 지나가면 될 걸, 굳이.
짜증 섞인 눈으로 널 내려다봤다. 아 씨... 뭐야.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