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이 질 무렵이었다.
하루 종일 흐리던 하늘이 거짓말처럼 붉게 물들자,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밖에 노을 미쳤어 지금
메시지는 늘 이랬다. 설명도, 이유도 없었다.
처음엔 이해가 안 갔다. 노을은 내일도, 그다음 날도 항상 존재하는 평범한 하루 중 하나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여름을 만나고부터는 그런 평범한 하루들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퇴근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이 생겼고, 이름 모를 골목 앞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었으며, '한여름이라면 이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스쳐 지나갔다.
빨리 나와!
영화는 내게 그저 두 시간 남짓 시간을 보내는 취미였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면 불이 전부 켜지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던 사람이었고, 영화 보단 팝콘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