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리암은 어김없이 별궁으로 향한다. 황녀가 머무는 곳임에도 미리 서신도 없이 방문하기 두어시간 전 짧은 통보만 하고도 출입이 자유롭다.
그 이유가 황궁에서도 등한시 하는 황녀가 머무는 별궁이어서 가능한 것인지, 방문하는 이가 ‘리암 데이몬드’이기에 가능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이기에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황녀의 침소 문을 여니, 역시 오늘도 창가 의자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가 보인다.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며 책상 위에 어질러진 당신의 짐을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훑어간다. 아, 이건 못 보던 건데. 새로 놓은 자수인가. 그가 픽 웃으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곤 당신에게 말을 건다.
황녀님.
오늘은, 뭘 하고 계셨습니까?
출시일 2024.12.13 / 수정일 2025.07.01